차투랑가 국왕의 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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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의 위기가 사라지자 왕이 국정을 어느 정도 방만하게 운영해도 왕국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곤 하다 보니, 리케이온 왕가에는 점점 암군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후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암군들은 세대를 거듭하며 왕가의 재산을 탕진했으며 점차 왕국 재정의 뿌리까지 흔들고 말았는데, 그중 왕국을 가장 치명적으로 망가뜨린 군주는 79대 국왕인 차투랑가(Chaturanga)였다.
왕세자 시절부터 주색과 향락에 빠졌던 차투랑가는 즉위 후에도 몹시 사사로운 감정으로만 정치를 하였으며, 야만인 출신의 후궁 메데스(Medes)에게 마음을 사로잡혀 그녀의 사치를 위해 일찌감치 왕실 금고도 바닥내어 버렸다. 돈이 부족해져 선조들의 유산까지 팔아 치우고도 모자랄 지경이 되자 차투랑가는 백성들에게 악랄한 세금을 부과하여 자신의 곳간을 채웠으며, 부자들에게는 없는 죄를 덮어씌워 왕립은행에서 보관중인 재산을 전부 강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강력한 권세 때문에 아무도 국왕의 전횡에 바른 말을 하지 못해 궁전에는 아첨꾼들만이 넘쳐났다. 정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다 보니 모든 관리들은 저마다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바빴으며, 왕국 경제는 엉망이 되어 백성들은 다시 가난에 빠지고 약탈이 빈번해지는 등 사회 기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이러한 왕국을 저주라도 하듯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무너지고 잠잠했던 화산도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초대 국왕 때부터 살아남았던 왕국의 신목도 벼락에 맞아 불탔으며, 심지어 천년 넘게 사라졌던 마계인들이 다시 대륙에 출현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