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출신 국왕의 탄생

아스완에게는 왕족이 아닌 서민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스완을 후원하던 리케이온 혈통들은 아무도 그가 왕좌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아스완을 왕으로 추대하자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힘을 북돋아주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아스완은 비 리케이온 혈통으로서 최초로 클레이 왕국의 왕좌에 올랐다. 아스완은 또 다시 차투랑가 같은 폭군이 나타나 일방적으로 왕국의 경제를 흔들지 못하게 할 방법을 고안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엘람은 새로운 체계를 제안했다. 왕국이 경제를 직접 통제하지 않고 백성들끼리 자유롭게 교환하도록 하는 탈중앙화 거래를 제도화하는 것이었다. 다만 이 방식에는 전제가 필요했다. 넓고 깊은 바다가 하란 대륙을 감싸줌으로써 화산의 거친 폭발을 잠재우고 있듯이, 교환화폐의 자산(유동성풀)을 넉넉히 확보해야 왕국 경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부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면서 왕국은 오래도록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엘람은 확신했다.

스스로 정통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아스완은 조금이라도 더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엘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경제체제를 승인하였고 이로써 클레이 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백성들은 자산을 시민금고에 예치하고 받은 로열시드로 농사를 지어 KING토큰을 수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율적으로 화폐를 거래하여 차익을 얻을 수도 있었다. 국왕의 폭주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자산을 늘려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자산을 보유한 만큼 왕국의 경제정책에 대해 발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만약 능력만 있다면 신분에 상관없이 왕국의 경제권을 장악해 간접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린 것이다.

아스완은 적극적인 개혁 정책으로 백성들에게 인기가 급상승하였다.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집권한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스완은 잠을 자던 중 돌연 갑작스레 사망하였고 백성들은 그의 죽음을 몹시 슬퍼했다. 사람들은 분명 리케이온 왕조의 복고를 주장하는 순혈주의자들이 암살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했지만 그 어떤 증거도 범인도 나오지 않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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